오늘 소개할 전시이다. JR, 세상을 바꾸는 예술가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작가이다. 요즘 세상을 떠들석하게 하는 프랑스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운 가정환경을 견뎌내고 현대에서 유명한 예술가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아주 각광받는 예술가 중 한명이라고 보시면 된다.
얼리버드 사용기간이 거의 끝나고 전시장 내에 사람도 붐비지 않아 쾌적한 관람을 하실 수 있으니, 비가 오거나 아주 무더운 날이 방문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더하여 작가의 메세지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슨트 설명 들으시는 것도 아주아주 추천드린다.
- 전시기간 : ~ 8/6
- 전시가격 : 성인 2만원, 청소년 1만 5천원, 어린이 1만 2천원
- 도슨트 시간 : 11시, 14시 16시
- 오디오 가이드 : 바이브 앱에서 다운로드 가능
드디어 방문한 제이알 크로니클스 전시회. 지난 3월에 다녀왔던 마틴 마르지엘라 전시회 대비하여 전시장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난 마틴 마르지엘라 전시 방문객이 너무 많아, 제이알 전시의 경우 의도적으로 홍보를 덜 한 것인지 의아했다.
나의 경우 지인이 이 전시회를 다녀 온 후 나에게 매우 강력한 추천을 하여 기대를 안고 전시를 관람하게 되었다.
티켓팅을 하고 전시장으로 입장했다. 전시장 입구부터 제이알의 작품들로 디스플레이 잘 되어있다.
JR이 처음 사용했다는 카메라이다. 삼성 카메라라는 사실이 놀라웠으며, 어딘가에서 주운 중고제품이라고 한다.
하기는 그의 초기 작품들이다. 사진마다 JR 모양과 비슷한 그의 네모 모양 사인 시그니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신인 시절엔 파리 길거리에 예술작품을 많이 붙였는데, 공공장소에서 매달려 퍼포먼스 하고 있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빈민가 사람들의 철거되는 보금자리에 대형 인물 사진을 부착한 2013년 작품이다. 지금은 단면만 보이지만, 건물 내부 곳곳에 인물 사진을 붙여서 철거하는 사람들이 해당 사진을 마주하게 했다고 한다.
위와 아래 사진은 제이알이 처음으로 제작한 '클리시-몽페르메유 연대기' 벽화 프로젝트라고 한다. 총 850명의 사람들 사진을 찍었고, 과거에 일어난 지역사회 이슈와 그 지역사회 긴장 상태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하기 사진에서 지금은 유명감독이 된 Ladj Ly 도 총을 든 포즈로 작품에 참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더하여 제이알이 신인 작가일 때 격렬하게 비난했던 시장님도 하기 사진 중간에서 볼 수 있다. 현재는 전폭적인 지지를 해준다고 한다.
하기는 핍박받는 여성들을 위한 '여성은 영웅이다' 2009년 작품이다. 여성이 약자라는 인식때문에 가장 먼저 피해자가 되기도 하지만, 가족을 지탱하고 지역사회를 단합시키는 건 여성의 힘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빈민가 여성들을 위해 그들의 얼굴이 담긴 방수 천으로 지붕을 감싸주면서, 구글 어스로 작품을 만들었다.
위 사진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에서 화합의 메세지를 보내는 작품이다. 위 사진을 봤을 때 사람 얼굴로는 국적 구분이 되지 않는데, 이 사실에 착안하여 서로가 많이 다르지 않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아래 영상들을 통해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이스라엘 사람들의 입장 차이에 대한 영상도 시청할 수 있었다.
하기는 차별받는 이민자, 빈민가 어린이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한다. 일부러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보라고 했다고.
하기 두 사진은 '도시의 주름'이라는 작품이다. 2015년에 진행한 프로젝트라고 하며,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는 도시의 건물에 그 지역의 중요한 변화를 목격한 노인들의 사진을 붙이고 그들의 삶을 탐구했다고 한다.
하기는 '총기 연대기 : 미국의 이야기'라는 2018년도 작품이다. '타임'지의 표지 디자인을 의뢰 받으면서 총기 산업과 관련된 여러 이해관계에 얽인 사람들이 한 화면에 나오는 장면을 기획했다. 250명의 사람들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을 연출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제이알은 작품을 만들 때 마다 다큐멘터리를 찍는다고 한다. 그의 다큐멘터리들이 전시장 벽에 다양한 사이즈 티비를 통해 디스플레이 되어있었다. 의자에 앉아 조용하게 감상하기 좋았다.
하기는 ‘무제, 아나모포시스, 서울(Untitled, Anamorphosis, Seoul)’이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롯데월드타워에서 한강을 내려다볼 때의 광경을 찍은 사진을 착시 원리를 활용한 아나모포시스 기법으로 왜곡시켜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멀리서 봤을 땐 아파트들이 보이지만 작품 안으로 들어가 자세히 보면, 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들을 확인할 수 있다. 신기한 기법이었다.
마지막 전시섹션으로 가는길에 하기 영상도 매우 잘 봤는데, 제이알의 최근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그가 인물사진을 찍어 작업하는 방식도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영상들은 되도록 다 보시길 추천드린다 :)
아까 롯데타워에서 내려본 서울 작품처럼 아나모포시스 기법을 활용하여 루브르 박물관에도 전시된 설치 미술이라고 한다. 하기 작품도 멀리서 봤을 땐 뭔가 지하 암벽이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형체를 알 수 없다고.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이주자들, 국경을 넘은 소풍' 작품. 멕시코와 미국의 장벽에서 진행한 평화 프로젝트 작품이라고 한다. 두 나라 사람들이 장벽에 모여 같이 식사를 하고 있다. 두 국가의 대립이 한창일 때 화합의 의미로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단순히 메세지만 좋은 것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임팩트 있게 작품을 잘 남겼다.
제이알은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작품 구상에 참고한다고 한다. 아래와 같이 QR 코드에 접속하여 자신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
예쁘고 좋은 전시만 보다가 오래만에 의미가 가득한 전시를 보니, 느끼는 것도 많았고 무언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사회적 메세지도 있고 시각적으로 임팩트 있게 좋은 작품을 남긴 제이알의 전시 꼭 관람해보시길 추천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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