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스페이스 전시는" 아시아 최대 규모 전시로 두 작가의 30년 협업의 결과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실제 크기와 비슷한 집과 수영장, 레스토랑 등 관람할 수 있다. 이미 인스타에서도 관련 전시의 피드가 작년 여름에 많이 올라왔던 것 같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제공하는 무료 오디오 가이드가 있기 때문에, 전시 설명을 자세하게 들으면서 관람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어폰은 꼭 챙겨가시길 바란다. 전시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꼭 시간을 지정하여 예약해야 한다. 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약 한달 정도 기간이 남은 전시이니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린다.
* 전시기간 : ~25년 2월 23일
* 입장료 : 1만 8천원
* 주차 : 2시간 무료
* 티켓팅 : 인터넷 사전예약 필수
* 예약사이트 : https://apma.amorepacific.com/index.do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 도착하여 티켓팅을 한 후, 전시장을 들어가기 앞서 하기 사진과 같이 작품이 맛보기로 전시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기대감 가득 안고 전시입장 하러 갈 만하다.
세계적인 작가 듀오 엘름그린 & 드라그셋의 협업 30년을 기념 하는 《Spaces》는 작가들의 공간 작업을 집중적으로 조명 하는 첫 번째 기획이자 아시아에서 선보이는 최대 규모의 전시 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관의 공간을 집, 수영장, 레스토랑, 주방, 작가 아틀리에 등 모두 다섯 개의 대규모 설치 작업으로 전환한다. 소셜미디어에서 불특정 다수의 이미지를 스크롤하 듯, 불연속으로 펼쳐지는 공간은 물리적 현실과 디지털 세상을 오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살펴보게 한다.
각 공간 안에는 크고 작은 조각 50여 점과 연출품이 공존하여 작가들이 심어 놓은 서사를 심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물 리적, 개념적 경계를 확장시켜 전시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 인 듀오의 작업을 통해 현대사회의 고착화된 단면을 새로운 관 점에서 보는 기회를 제안하고자 한다. 나아가 숨겨진 이야기를 암시하는 곳곳의 단서를 찾고 조합하여 엘름그린 & 드라그셋 이 시작한 이야기를 완성해 가기를 기대한다.
두 번째 전시실에는 대형 수영장이 자리한다. 물이 빠진 수영 장은 엘름그린 & 드라그셋의 작업에서 반복되는 모티프로 오 늘날 공공 장소의 쇠퇴와 공동체의 상실을 암시한다. 작가들은 런던 화이트채플갤러리 전시 《우리가 혀를 깨무는 방법》(2018)과 프라다재단에서 개최된 《쓸모없는 몸?》 (2022) 전 시에서 공공 수영장 작업을 선보인 바 있다.
화이트채플 수영 장은 1901년 자선 단체에 의해 설립된 때부터 정치적 제재를 받고 상업적으로 운영되다가 민간 개발자에게 매각되기까지 의 흥망성쇠를 다룬 허구적 서사를 담고 있었다. 영국의 긴축 정책과 갤러리가 위치한 이스트 런던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배 경삼아, 작업은 도시에서 계속되는 시민공간의 축소에 주목했 다. 작가들은 이외에도 야외 설치 조각으로 9미터 높이의 대형 수영장을 뉴욕 맨하탄 한복판에 수직으로 설치한 <반 고흐의 귀>(2016)와 <구부러진 수영장>(2019)이라는 제목처럼 반으 로 꺾인 수영장을 마이애미 컨벤션 센터 앞에서 선보였다
수영장 벽에는 대리석으로 제작된 구명환이 걸려있다. 일반적 으로 플라스틱과 같이 가벼울 재질로 제작되는 구명환은 대리 석으로 제작되어 고전 조각과도 같은 지위를 획득했다. 구명환 은 인간의 취약함을 상기시키지만, 동시에 연약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이 조각 또한 작가들이 전통적인 기 호나 오브제를 변형하여 일상적인 의미를 재고하게 하는 연작에 포함된다.
레스토랑을 지나 벽 중앙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주방 공간이 좌우로 길게 펼쳐진다. 냉장고, 작업대, 가스버너 등 각종 주방 기구를 비롯해 실험실에서 볼 법한 작은 소품들이 혼재되어 있 다. 엘름그린 & 드라그셋은 대규모 설치 작업에 있어 한 공간 이 다른 공간으로 거의 완벽하게 전환되는 방식을 자주 탐구하 며,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두 공간 사이의 유사점을 강조한 다. 이 전시실에서 작가들은 산업용 주방과 실험실 사이의 경 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견 관련 없어 보이는 이 두 장소의 대조는 화학 기반 요리법인 '분자 요리학'과 현대 식품 시스템을 떠올리게 하며, 이는 기후 변화, 인구 증가, 자연 자원의 감소 속에서 실험실 과학에 더욱 의존하고 있는 현세태 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이다.
주방의 한 켠에는 실험복을 착용한 두 인물이 등을 맞대고 마 치 복제된 것처럼 앉아 있어 주방의 공상과학적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팀워크>라는 제목의 극사실적 조각은 앞에 놓인 현미경에 몸을 기울인 채 작업에 깊이 몰두하고 있다. 하얀 옷 을 입고 있는 이 동일한 형상의 인물들은 현미경이 암시하는 것처럼 과학자인지, 혹은 흰 옷과 환경이 의미하는 것처럼요 리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주변의 스테인리스 가구는 실험실 에 어울릴 법하지만, 그 환경은 분명히 산업용 주방임을 가스 레인지, 냄비와 팬, 쌓인 식기들이 증명한다.
두 인물 주변으로는 서로 마주 보는 두 개의 손잡이를 가진 하 나의 철재 카트가 놓여있다. 카트의 하단 선반은 융합되어 사 용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이 이중 카트는 작업대에 마주보고 있는 동일한 인물들과 비견되어 기괴한 거울 같은 미장센을 창 출한다. 이중 현실 안에서 카트는 인물들과 묘하게 닮은 모습 으로 독특한 유사성을 드러낸다. 하나는 사물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형상이지만, 결국 양쪽 모두는 작가들에 의해 고안된 인공 산물이다. 엘름그린 & 드라그셋은 이러한 대치를 통해 이 공간의 초현실적이고 인위적인 성격을 강조한다
거울처럼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스틸 판은 작은 구멍과 절개로 장식되어 있다. 그 옆에 흰색으로 칠해진 손이 구멍 중 하나와 맞닿으려는 순간에 멈춰 있는 모습이다. <의심, 그림 3번>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받아들이기 전에 그의 상처에 손가락을 넣 었던 성경 속 의심 많은 도마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이 작 품은 미술사에서 자주 재현되었던 도마의 이야기를 재조명하 고 재해석하고 있다. 비록 작품의 디자인은 추상적이며 단순하 지만, 손가락을 삽입하는 촉각적 행위를 강조하면서 그 제스처 에 내포된 에로틱함을 암시하는 동시에 잠재적인 폭력성을 부각하고 있다.
<의심, 그림 3번~은 상징적인 이야기에 현대적인 해석을 투 영하여 관람자들이 의심과 믿음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하도록 초대한다. 스테인리스 스틸의 매끄럽고 반사된 표면과 뚫린 구 멍의 강렬함, 그리고 손의 극적인 제스처를 나란히 배치하여 강력한 시각적, 개념적 대조를 만들어낸다. 이 작품은 관람자 들이 믿음과 회의론 사이의 긴장을 되새기며, 내러티브에 담긴 제스처와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할 수 있도록 이끈다.
<고속도로 회화>는 일견 아스팔트 도로 위의 일반적인 흰색 운 행 지침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선과 운행 관 련 표식은 일반적인 교통 규정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비현 실적이거나 심지어는 터무니없는 지시를 전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작품에서는 원이 나타나고, 다른 작품에서는 두 개 의 평행선이 서로 멀어지는 식이다. 이러한 기호는 도로 규칙 보다는 미적 선택에 따라 만들어진 기하학적 추상화처럼 보인다
식사 공간으로 들어서면 극사실적으로 묘사된 여성 조각이 레 스토랑 테이블에 홀로 앉아 영상 통화에 깊이 몰두하고 있다.
그녀가 대화하는 가상의 친구는 최근 실패한 연애에 대해 독백 을 이어간다. 이 장면은 기술이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 환경과 디지털 세계 간의 경계를 어떻게 흐리는지를 보여준다. 작품은 우리가 경험하는 존재•부재의 동시성, 즉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만,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는 다른 곳에 있을 수 있음에 관 한 질문을 제기한다. 오늘날 많은 레스토랑은 자기 표현과 소 셜미디어 내 자기과시의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식사 경험은 사진과 영상으로 온라인에 공유되면서 실제 미식 경험을 능가 하거나 그 중요성을 넘어서기도 한다.
여성의 배경으로는 과녁을 닮은 작품들이 레스토랑의 벽을 장 식한다. 다양한 구름 패턴을 지닌 하늘과 거울이 조합된 작품 으로, 관람객은 각도에 따라 반사된 공간을 바라보게 된다. 각 작품은 부산, 교토, 상해의 하늘을 촬영한 후 유채로 스테인리 스 스틸 위에 그려졌다. 하늘은 줄곧 인간의 상상력과 신화를 자극해왔다. 하늘은 언제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지만, 여전히 불가사의하고 접근할 수 없으며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다. 이 러한 작품들을 통해 엘름그린 & 드라그셋은 하늘에 대한 지속 적인 인간의 매혹을 상기시키며, 그것과 연결되려는 우리의 욕 망과 그 과정에서의 본질적인 한계를 부각시킨다.
공간 한 켠에는 존재감을 발산하는 금빛의 꼬리뼈 조각이 자리 한다. 이 작품은 매끈하고 미니멀한 외관과는 대조적으로 신체 의 진화, 조각의 전통에 관한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꼬리뼈 를 증폭한 이 거대 조각은 말을 탄 통치자나 노동자들의 신체 를 표현하는 기념비들과는 달리, 우리의 외형이 아닌 내부를 보여준다. 이는 현대적인 인간의 초상을 성별, 인종 및 기타 통 계적 변수를 배제한 채 중립적으로 재현해낸 것이다. 작품은 꼬리뼈, 즉 이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의 지지대를 상징하며 문 자 그대로 강인함과 끈기를 표상한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근처에 가볼만 한 음식점 및 카페도 하기와 같이 소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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