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람

[서울 서초] 성스러운 분위기에서 관람하기 좋은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Lily-Rose 2024. 12. 1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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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에서 25년 3월 27일까지 관람할 수 있는 카라바조 빛의 거장 & 바로크의 얼굴들 전시를 보고 왔다. 반고흐 전시장에 어마어마하게 사람이 많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카라바조 전시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붐비지는 않고 관람할 만 했다. 전시장에 설명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어서, 오디오 가이드를 들어도 좋고 설명서를 천천히 읽으면서 관람하기 좋은 전시였다. 

 

카라바조는 17세기 이탈리아 바로크 미술과 문화에 걸쳐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화가로, 사후 4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의 작품은 여전히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처음 붓을 들었던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에서 시작하여, 부와 명예를 얻은 로마와 나폴리, 그리고 비극적인 삶의 마지막까지, 카라바조 생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며, 그가 남긴 주요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후기 매너리즘 화풍을 고수하는 일부 예술가들과 달리, 카라바조의 자연주의적 회화 개혁을 함께한 동료 화가들과 17세기의 예술 문화를 더욱 더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든 동시대 예술가들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카라바조의 삶과 예술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보고, 들어야 할 중요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볼 수 있으며 위대한 롬바르디아 출신 천재가 다음 세대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남긴 예술적 유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미켈란젤로 메리시(일명 카라바조)는 1571년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린 시절, 유럽 전역에 흑사병이 퍼지면서 그의 가족은 스포르차 가문의 작은 영지인 카라바조로 이주하게 되었고, 그 곳에서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잃는 비극을 겪었다.
13세가 된 카라바조는 티치아노의 제자이자 베네치아 색채주의를 롬바르디아에 소개한 시모네 페테르차노의 작업실에서 수련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밀라노의 주요 교회들로부터 의뢰 받은 작품을 모사하며 쌓은 이 때의 경험은 훗날 그의 작품에 무궁무진한 도상학적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그 후 카라바조는 롬바르디아 내륙과 베네토 지역을 여행하며 조르조네와 티치아노의 작품을 접하고 견문을 넓혀갔다.


이번 섹션은 모레토의 베네치아 내륙 지방 회화인 <아기 세례자 성 요한, 성 엘리사벳과 함께 있는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를 소개한다. 이 작품의 부드러운 색채는 파다니아 북부 지역을 떠올리게 하며, 웅장하거나 이상화되지 않고 세속적인 현실에 고착되는 듯하다. 카라바조는 모레토의 작품을 보며 현실을 더욱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방법을 익혔고, 베르나르디노 캄피, 빈센초 캄피 형제와 같은 예술가들처럼 빛을 활용한 회화 기법을 개척해 나갔다. 캄피 형제의 〈회개하는 성 예로니모>는 빛으로 인물을 부각시키고 윤곽을 또렷하게 드러내어 생동감을 부여한 작품이다.


프란체스코 바사노의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있는 그리스도〉는 난로에서 피어오르는 불, 여기저기 흩어진 식기와 도구들, 닭과 생선을 손질하고 요리를 준비하는 일상의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관객을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그리스도와 사도들이 마리아와 마르타 자매와 대화하는 이 장면에서 마르타는 삶의 기쁨에 전념하는 여인으로, 마리아는 관상하는 삶의 모범적인 예를 상징한다. 조르조네 화풍의 풍경에서 빛은 구름 낀 하늘을 환히 밝히며, 이 순간의 엄숙한 분위기를 한층 강조한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카라바조가 델 몬테 추기경의 의뢰로 그리고 보로메오 추기경에게 기증한 <과일 바구니〉(약1600년경)를 시작으로 정물화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독립적인 예술 장르로 자리 잡게 되었다. 카라바조는 그의 작품에서 사물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고, 극적인 빛을 활용해 미세한 디테일과 결점까지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정물화의 사실감을 극대화했다. 그의 정물화는 상기시킨다.


관객에게 내적 성찰을 유도하며, 시간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카라바조와 동시대에 활동한 밀라노 출신의 페데 갈리치아(1578-1630)는 미니어처 제작을 전문으로 했던 아버지 눈치오의 영향을 받아 정물화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녀는 카라바조도 감탄할 만큼 정교한 과일 정물화를 그렸다. 이번 섹션에서는 그녀의 <배가 있는 정물화)와 〈신사의 초상>을 소개한다. 

 

특히 배가 있는 정물화〉는 무채색 배경 위에 배열된 열두 개의 배를 우아하고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부드러운 색조와 섬세한 명암 차이를 통해 배의 결점 부위까지 자연주의 표현으로 조화롭게 드러냈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17세기에는 자연을 연구하는 방식이 카라바조의 자연주의와 카라치의 고전주의로 나뉘었다. 동시대인들은 절대적인 천재 카라바조 못지않은 인물로 안니발레 카라치를 꼽으며, 그를 '신 (MR) 라파엘로'라 칭송했다. 안니발레 카라치의 고전주의 회화 개혁은 제자들을 통해 널리 펴져 나갔다. 그는 코레조의 환상적인 색채, 티치아노의 명암법, 라파엘로의 로마 시기 작품에서 나타난 웅장함, 그리고 고대 예술의 장엄함을 되살려 아름다움의 보편적 이념을 추구했다.


<안니발레 카라치의 성가족과 아기 성 세례자 요한>은 라파엘로의 〈참나무의 성모》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가정적이고 일상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배경의 풍경은 여름 안개로 부드럽게 흐려져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안니발레의 유산은 로마의 교황청 작업 현장에서 활동한 젊은 예술가들, 특히 카라치 가문의 볼로냐 아카데미에서 훈련받은 커도 레니왓 구에르치노 등에 의해 계승되고 발전되었다. 부유한 후원자들은 연회에서 전시할 작품을 의뢰하기 위해 경쟁했다. 카라바조의 추종자들과 달리, 안니발레의 제자들은 뛰어난 프레스코 화가들이었고, 이는 그들이 로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였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카라바조는 온화한 성격과는 거리가 먼 인물로, 그의 난폭하고 거만한 모습 때문에 사소한 이유로 자주 폭력 사태에 휘말리곤 했다. 로마에서 그와 함께 범죄를 저지른 동료로는 오라치오 젠틸레스키, 그의 적으로는 토마소 살리니와 조반니 발리오네가 있었다. 이 둘 모두 카라바조에게 공격을 받았다.


살리니는 비아 델라 스크로파와 캄포 마르지오 지역 사이에서 칼에 찔렸으며(1602년10월 2일), 발리오네는 트리니타 데이 몬티 근처에서 습격당했다(1606년 11월 2일). 당시 법원 기록에는 발리오네가 카라바조와 젠틸레스키를 상대로 제기한 두 건의 명예훼손 소송이 남아 있다. 발리오네는 '피고들이 항상 나를 괴롭혔기 때문에, 법의 정의에 따라 소송 절차가 진행되기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피고들은 가택연금과 '공격 금지 명령을 받았지만, 재판 중에도 카라바조는 발리오네를 비난하며 "나는 조반니 발리오네를 훌륭한 화가로 칭찬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의 그림은 조잡하고, 최악이다' 라고 말했다. 살리니에 대한 평가는 더 혹독했다. "그는 붓 잡는 결심을 세우는 데만 하세월이요, 나는 이 마오(Vao)라는 화가가 그린 작품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이며 마오라는 애칭을 가진 살리니를 화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 기록에는 카라바조가 남긴 유일한 예술 비평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는 좋은 화가를 '자신의 기술을 잘 활용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따라서 뛰어난 화가는 자연의 사물을 잘 모방하고 잘 그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일요일 오전 11시에 입장했을 때 전시장의 모습이다. 거의 마지막 섹션인데 이 정도면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는 것 같다. 

 

빛의 거장 카라바조 바로크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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